주말농장

텃밭에 감자 심기

needmes 2025. 5. 14. 03:40

매년 봄이 오면 나는 어느 순간부터 감자를 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흙 아래에서 천천히 여물어 가는 그 생명력,
그리고 수확할 때의 뿌듯함이 다른 작물과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실전 감자 심기 노하우와
텃밭에서 감자를 키우는 즐거움을 전해보고자 한다.


 감자는 봄 작물? 심는 시기부터 알아야

감자는 봄과 가을 두 차례 심을 수 있는 작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3월~4월 초 사이에
봄 감자를 심는다.

  •  봄 감자: 3월~4월 심기→7월 수확
  •  가을 감자: 8월~9월 심기 → 11월 수확

나는 4월 초순, 날씨가 영상 10도 안팎으로 올라오던 날
텃밭의 흙을 뒤집고 퇴비를 섞은 후 본격적인 감자 심기를 시작했다.

 

씨감자 고르기 

감자를 씨앗으로 키우지 않고,
‘씨감자’라 불리는 작은 감자를 직접 심는다.

▶ 씨감자 선택 팁:

  • 싹이 통통하게 올라온 감자
  • 주먹보다 작은 크기의 감자
  • 병에 걸리지 않은, 껍질에 상처 없는 것

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수미’ 품종 씨감자를 선택했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감자 품종이며
맛이 담백하고 수확량이 높아 초보자에게 좋다.

 

 자르기와 소독 – 반으로 나눠 심는 이유

씨감자가 너무 크다면 반으로 자르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싹이 1~2개씩 남도록 잘라야 한다는 것.

잘라놓은 감자는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하루 이틀 말려
단면이 마르도록 한다. 그래야 땅에 심었을 때 썩지 않는다.

  • 단면에 목초액 희석액이나 **재(숯가루)**를 묻히면 더 안전하게 소독 가능
  • 자른 면이 완전히 마른 뒤에 심는 게 포인트

 

 흙 준비와 두둑 만들기 – 감자는 땅속 작물이다

감자는 땅속에서 덩이줄기를 형성하므로
부드럽고 배수가 잘되는 흙이 중요하다.

  • 퇴비와 유기질비료를 섞은 흙을 갈아엎고
  • 감자가 자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두둑(흙을 돋운 줄)**을 만든다
  • 두둑의 높이는 약 20~25cm, 폭은 30~40㎝가 적당

이렇게 하면 감자가 흙 속에서 자유롭게 퍼지고,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아 뿌리 썩음을 막을 수 있다.

 

심기 – 간격이 곧 수확량이다

감자 심는 간격은 줄 간격 30cm, 포기 간격 25cm가 이상적이다.
너무 가까우면 감자가 작아지고,
너무 멀면 공간이 아깝다.

▶ 심는 깊이: 5~7cm
▶ 싹이 위로 가게 놓고 흙으로 살짝 덮기
▶ 싹이 나올 때까지 물은 아주 소량만

처음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감자가 썩을 수 있으므로
싹이 올라올 때까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텃밭에 감자심기
씨감자를 심은지 1달정도 된 모습

 

 싹이 오르면 관리 시작 – 북주기 & 병해충 관리

약 10일~2주 후, 싹이 땅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1. 북주기(흙 덮어주기)

  • 줄기가 15cm쯤 자라면 북주기를 해준다.
  • 감자 주변에 흙을 도톰하게 덮어주는 작업으로
    햇빛을 차단하고 감자가 밖으로 노출되는 걸 막는다.

 북주기는 보통 2~3회 반복
그때마다 비료(퇴비나 액비)를 소량 추가해 주면 수확량이 올라간다.

 

2. 병해충 주의

감자 키우면서 가장 흔한 문제는 잎마름병과 진딧물이다.

  • 통풍이 잘 되도록 포기 간격 유지
  • 진딧물엔 마늘즙, 고추즙 희석 분무
  • 병든 잎은 바로 제거하여 전염 차단

특히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말라간다면 조기 제거가 핵심이다.

 수확 

심은 지 약 90일~100일,
잎이 누렇게 지고 줄기가 쓰러지면 수확 시기가 되었다는 신호다.

  • 날이 맑고 비가 안 온 날,
  • 삽이나 손으로 흙을 살살 파서
  • 감자가 상처 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캐낸다

★수확 후 주의할 점:

  • 햇빛에 오래 노출시키지 말고
  • 그늘에서 흙을 털어낸 후
  • 서늘하고 통풍 잘 되는 곳에 보관

감자는 한 포기에서 많게는 5~10개 이상도 수확 가능하다.
땅속에서 꺼낼 때마다 마치 보물 찾는 기분이다.

 

 수확한 감자의 활용 – 더 맛있게, 더 즐겁게

수확한 감자는 그날 저녁
바로 감자조림, 감자전, 감자채볶음으로 재탄생한다.

직접 키운 감자는 껍질부터 다르다.
단단하고 탄력 있는 식감, 깊은 감칠맛은
마트에서 산 감자와는 비교가 안 된다.

게다가 내 손으로 기른 감자라는 자부심은
식탁 위에 더 큰 의미를 남긴다.

 마무리 – 감자는 기다림이 주는 선물이다

텃밭에서 감자를 심는다는 건,
한 번 심고 며칠 간격으로 지켜보는 인내의 과정이다.
위에서 보이지 않아 자라고 있는지 불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땅을 파고
노란빛의 감자알이 주르르 나타날 때,
그 기쁨은 몇 배가 되어 돌아온다.

내 손으로 키우고 수확한 감자,
그것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삶의 여유와 성취를 동시에 담은 자연의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