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는 여름작물로 봄에 심어 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하며, 관리만 잘하면 한 포기에서 수십 개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어 뿌듯함도 큽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고추는 까다로운 작물입니다. "그냥 심으면 자라겠지"라고 시작했다가, 병에 걸려 시들고, 열매도 제대로 못 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고추 심는 시기, 방법, 관리 요령까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릴게요.
1. 고추 심기, 언제가 적당할까?
고추는 추위에 약한 작물이기 때문에 기온이 안정된 5월 초~중순이 적기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4월 말에도 심지만, 특히 아침저녁 기온이 낮은 곳이라면 서리가 내리지 않는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흙의 온도는 무시하고 그냥 심어버리는데, 5월 초라 해도 땅이 완전히 데워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고추를 심기 전 흙 위에 검정 비닐을 덮어 햇빛으로 땅 온도를 높여주면 모종이 심은 직후에도 빠르게 뿌리를 내립니다.
- 모종 심기 시기: 5월 초~6월 초
- 씨앗 파종 시기: 3월 실내에서 파종 후 4~5월에 정식
- 수확 시기: 7월 중순부터 9월까지 가능
초보자에게는 모종을 구입해서 심는 방법이 훨씬 간단하고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2. 고추 모종 고르는 요령
건강한 고추 모종을 선택하는 것은 재배 성공의 첫걸음입니다. 고추 모종은 보통 농협 하나로마트나 종묘상, 꽃시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좋은 고추 모종의 특징
- 줄기가 굵고 곧게 서 있음
- 잎이 진한 초록색이며 윤기가 남
- 벌레 먹은 흔적이 없고, 병징(점무늬, 노랗게 뜬 잎 등)이 없음
- 뿌리가 흙을 잘 감싸고 있어 흙이 쉽게 떨어지지 않음
3. 고추 심는 방법
1) 위치와 햇빛
고추는 햇빛을 아주 좋아하는 작물입니다. 하루에 최소 6시간 이상 직사광선이 드는 장소에 심어야 잘 자랍니다. 반그늘에서는 키는 크지만 열매가 잘 달리지 않거나 매운맛이 덜해질 수 있습니다.
2) 흙 준비
- 배수가 잘 되고 통기성이 좋은 흙을 사용합니다.
- 텃밭의 경우 퇴비나 완숙된 거름을 밑거름으로 넣어 흙을 고루 섞어주세요.
- 심기 하루 전에는 물을 충분히 줘서 흙을 촉촉하게 만들어 둡니다.
3) 모종 심기
- 모종 간격은 30cm~40cm 정도로 두고 심습니다.
- 뿌리가 묻히는 깊이는 모종컵 깊이와 비슷하게 맞추며, 너무 깊거나 얕지 않게 주의하세요.
- 심은 후에는 물을 듬뿍 주어 흙과 뿌리가 잘 밀착되도록 합니다.
※고추는 뿌리 스트레스에 약합니다. 모종을 옮기다가 뿌리가 건드려지면 뿌리 활착이 늦어지고, 성장이 더딥니다. 모종을 꺼낼 때 모종컵을 눌러 통째로 흙을 빼낸 뒤, 손으로 만지지 말고 그대로 심어야 합니다. 그리고 심은 후엔 손가락으로 주변 흙을 꾹꾹 눌러 뿌리와 흙이 밀착되게 해야 합니다.
4. 고추 재배 관리 요령
고추는 심은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물 주기, 지지대 설치, 병해충 방제 등 몇 가지 포인트만 잘 지켜주면 매주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요.
◎ 물주기
- 뿌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자주 물을 줍니다 (심은 후 1~2주간).
- 뿌리가 자리 잡고 나면 흙이 마를 때 물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 주세요. 과습은 오히려 뿌리 썩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지대 설치
- 고추는 키가 크고 열매가 많이 달리기 때문에 지지대가 필수입니다.
- 심은 후 초기에 50cm 내외의 대나무나 철사를 고추 옆에 세워 끈으로 살짝 묶어 주세요.
- 바람이나 비에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추는 심는 당일 지지대를 바로 설치하세요. 지지대 없이 자란 고추는 비가 오거나 바람 불 때 쉽게 쓰러지고 줄기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 가지치기
- 3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잎을 남기고 아래 잎은 제거하면 통풍이 잘 되어 병이 줄어듭니다.
- 윗부분에서 여러 갈래로 자라날 경우, 1~2개의 중심 줄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료 주기
- 심고 3~4주 후부터 2주 간격으로 액비나 유기질 비료를 소량씩 줍니다.
- 질소질이 많은 비료는 잎만 무성하게 자라 열매가 적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5. 고추 수확과 활용
고추는 지역과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7월 중순부터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수확이 가능합니다.
- 풋고추: 연한 상태에서 따먹는 고추. 쌈이나 무침에 활용
- 붉은 고추: 익혀 말리면 고춧가루로 사용 가능
- 청양고추: 맵고 진한 향, 요리용으로 적합
하나의 고추나무에서 20~50개 이상 수확할 수 있어 작은 텃밭 하나로도 한 여름 내내 고추 걱정이 없답니다.
6. 고추 재배 시 주의할 병충해
고추는 병충해에 다소 민감한 작물입니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다음과 같은 병해충을 주의해야 해요.
- 탄저병: 열매에 검은 반점. 병든 부분은 바로 제거하고 통풍을 개선합니다.
- 진딧물: 잎 뒷면에 작고 초록색 벌레. 친환경 비누물이나 유황제 살포로 방제 가능합니다.
- 담배나방 유충: 열매 속을 파먹음. 잡아서 제거하거나 끈끈이 트랩을 사용하세요.
마무리 – 고추는 정성만큼 보답하는 작물입니다
고추는 심는 시기와 장소만 잘 선택하면 초보자도 충분히 수확할 수 있는 작물입니다. 매일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이고, 첫 열매가 맺혔을 때의 기쁨은 텃밭 가꾸기의 가장 큰 보람 중 하나예요.
고추는 빠르게 자라지만, 동시에 병도 빠르게 퍼집니다. 진딧물, 탄저병, 담배나방 등 각종 병충해가 생기면 하루 이틀 만에 퍼지기 때문에 관찰이 정말 중요합니다.
텃밭을 시작하셨다면, 이번 5월~6월엔 꼭 고추를 심어 보세요. 한여름에는 손수 기른 고추로 요리하면서 텃밭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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